나는 HR의 많은 분야에서도 채용을 담당하고 있다. 인하우스 채용은 크게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사내추천으로 나누어 관리한다. 인바운드는 공고문을 보고 자연스레 유입되는 후보자를 관리하고, 아웃바운드는 말 그대로 영업이다. 링크드인을 통해 후보자들에게 후킹될 수 있는 메시지를 보내고, 콜챗을 나누고, 커피챗으로 끌어들인다. 사내추천은 보증이 되어 있고, 온보딩 통과율이 높지만 많은 추천을 기대할 수는 없다. 특히 우리 회사는 소위 빡센 회사이고… 온보딩이 쉽지 않아 추천을 다들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
이중에서도 내 집중 영역은 아웃바운드다. 인바운드를 통해 훌륭한 인재가 알아서 오길 기다리는 것은 도박에 가깝다. 삼성, SK 등 대기업 또는 토스, 쿠팡 등 성공한 스타트업이 아닌 이상 유니콘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에서 인바운드 인재는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스타트업 채용 담당자는 대부분 아웃바운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좋은 인재는 발벗고 나서서 모셔와야 하는 것이다. 특히 내가 집중해야 하는 직무는 PO 리드, 테크 리드, PM(기획자) 리드, 데이터 리드다. 똘똘한 주니어, 역량 있는 시니어를 데려오는 것도 어려운데 각 분야의 리드, 그것도 PO와 테크는 정말 쉽지 않은 분야다. 특히 나는 테크 채용 경험이 없어 막연히 두려움이 있는 분야였다. PO, 개발자와 어떻게 이야기를 나눠야 하지? 걱정부터 앞섰던 것 같다.
연차는 높지만 테크 채용 경험이 없고 인하우스 경험이 길지 않은 나는 약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리더가 어떤 점을 보고 나를 뽑았는지 조금 의아하기도 하다. 데이터를 뽑아보면 우리 회사 인바운드 합격률은 0.3%다. 높지 않은 합격률이 자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채용에 신중하다. HR 부서와 모든 Hiring manager가 싱크업 미팅을 통해 인재에 대한 기준과 생각을 맞춰가고, 원온원을 통해 회사와 조직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채용 바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나는 아웃바운드 경험 자체는 많다. 하지만 링크드인을 통해 메시지를 2번, 3번 보내고 콜챗을 통해 회사를 소개하고 알리고, 커피챗을 통해 또 만남을 가져가며 인터뷰 자리까지 앉히는, 또 그 사이에 직무 공부를 하고 현업 리더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싱크를 맞춰가는 과정까지. 이렇게 적극적인 아웃바운드는 처음이다. 처음에는 너무 어려웠다. 토스, 배민, 쿠팡 등 성공 경험이 있는 리더들은 본인 일에 진심이고, 자기만의 높은 기준이 있고, 굳이 움직여야 할 이유가 없다. 이 상황에서 우리 회사를 홍보하고 설득하고 인터뷰 자리에 앉히는 것은 쉽지 않다. 게다가 우리가 원하는 후보자는 굉장히 소수다. 바가 높은 회사에서 리더들의 눈높이에 맞는 리더를 데려오는 것은 도전적인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