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망한 짝사랑은...맘 아포... 열아홉번째 닻 없는 날,
그땐 그게 정답이었어
~2024년을 돌아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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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이 가고 있다. 정치, 사회, 세계 등 시끄럽지 않은 곳이 없지만 혼란을 뒤로 하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달력의 마지막 페이지를 펼쳤고, 다이어리의 마지막 월에 일정을 기록하며 한 해를 돌아볼 때가 되었음을 생각한다. 아마 이 글이 올해 내가 보내는 마지막 글이 될 것 같다. 먀미의 글이 한번 더 나가고 노닻의 2024년이 마무리 될텐데, 일단 한 해 동안 미미 자매의 글을 받아주셔서 독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여러분의 한 해는 어떠했는지? 사회 이슈만큼이나 격변의 서른, 서른하나를 겪은 나는 새삼 감회가 남다르다. 상반기 첫 시작을 새 직장에서 했는데 하반기, 4분기의 시작을 또 새 직장에서 했다. 그 사이에 회사에서 너무 많은 일들을 겪었다. 굳이 겪지 않고, 알아도 되지 않을 일들을 알기도 했으며 인생이 또 이렇게 바뀌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빠르게 바뀌는 환경 속에서 쌓여버린 연차에 늘어가는 사회의 기대, 하지만 여전히 미숙한 나를 보며 ‘나 잘하고 있는 건가?’하는 의문, 불안함이 들 때가 많았다. 그 불안함 속에서 노닻을 시작했고, 내가 보낸 글들을 돌아보면 이 불안이 여지 없이 드러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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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정말 그럼에도 용기가 되어주었던 건 ‘의미 없는 경험은 없다’라는 생각이었다. 내가 겪어온 많은 경험들이 다 의미가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 때면 자신이 없어지고는 했다. 그런데 또 새로운 순간들을 마주할 때 언제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내고, 새로운 동료들이 내 장점을 찾아주고, 잘하고 있다는 말을 해주는 것을 보며, 그 많은 경험을 딛고 또 한번 앞으로 나아갔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내년에는 또 어떻게 될지 인생은 정말 늘 알 수 없지만, 내가 걷는 길이 맞든 틀리든 그냥 길이겠거니 하려 한다.
또 내 부족한 글을 보고 많은 공감이 된다고 해주는 독자들이 있어 위로가 되었다. 역시 사람은 모두 고독하고, 위로가 필요한 존재다. 노닻을 시작하며 보낸 글에 서로 손 잡아주자는 내용이 있는데, 조금은 목표를 이뤄냈구나 싶어 기쁘다. 이제 내년에는 노닻의 방향성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신규 독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할 게 많다. (어찌 되었든 계속 읽어주실 거라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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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행복한 일들도 많았다. 따뜻한 봄에 만나 벌써 첫눈을 함께 맞은 애인, 오랜 시간 내 옆을 지켜주는 가족, 친구들과의 시간이 스쳐 지나간다. 재중이와 준수 콘서트를 보고 벅찬 감동과 행복을 느꼈던 시간도 생각난다. (콘서트 후기를 노닻에 쓰고 싶었는데, 이렇게 지나가 버리는 걸까...) 나를 힘들게 하는 건 언제나 사람이지만, 나를 지켜주고 일으켜 주는 것 역시 언제나 사람이다.
어린 시절 생각하는 서른은 완성된, 다 커버린 어른이었는데 지금 나를 보면 마흔에도 딱히 어른은 아닐 것 같다. 마흔이 되어도, 쉰이 되어도, 나는 또 새로운 일을 맞닥뜨리게 되고, 늘 무섭고, 불안하고, 실패하고, 해내고, 사람에게 상처받고, 다시 사람에게 위로받을테지. 슬프게도 내 마음, 의지와는 다르게 몸은 나이가 들어감이 느껴진다. 한 해가 갈수록 몸과 마음의 괴리를 깊게 느끼고 있달까?
그래도 스무살에 맞이했으면 세상이 무너졌을텐데, 그나마 지금 맞이하게 되어 조금은 어른스럽게 버텨냈다 싶은 일들도 있다. 이렇게 조금은 더 나은 대처를 쌓아가며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거겠지. 인생의 성장통이 끝이 없다는 생각에 조금은 서글퍼지지만, 그럴 때마다 되뇌인다. "그래, 인생은 고(苦)와 통(痛)의 연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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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말 많이 들은 노래가 있다. 윤하의 <포인트 니모>다. 내 기준 <사건의 지평선>보다 좋은데, 들어보지 않았다면 한번 들어주시길. 나는 노래 가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윤하 노래를 가사에 집중하며 듣다보면 뭐랄까, 이 인생이 모두 우주의 섭리이고, 다 비슷하게, 그러나 순간의 행복을 어떻게 느끼냐에 따라 또 다르게 흘러가는 것이 인생 같다. 무슨 말인지 정확히 설명할 수가 없지만 누군가는 이해하고 공감했을 거라 생각하며 좋아하는 가사를 적어두고 마무리 하려 한다. 아무쪼록 우리 모두 수고했고, 앞으로도 수고할 나를 토닥여주고, 이 혼란한 사회 속에서 조금은 더 사랑하며 살기를 바란다. 내년에도 노닻과 함께해주시기를 바라며 안녕 2024!
“한켠에 피어나던 불안함과 싸워 이기면서도
어디까지 멀리 날아오르고 싶었던 걸까
그땐 그게 정답이었어
무슨 말이 좋을진 모르겠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서로서로 그만한 사정이 있잖아
내 삶 1회차는 나고 네 삶 1회차는 너일 이유가 있을 테니까
피어나고 질 때 세상의 총량은 어쨌거나 우리를 포함할테니”
- 윤하 <포인트 니모> 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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